해장술, 순간 마취효과뿐 해장은 없다!
관리자
2007-04-27 17: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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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술, 순간 마취효과뿐 해장은 없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연말이 다가오면서 직장 모임 뿐 아니라 지인들과의 모임 자리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회사원 안민호(가명, 31세)씨는 “요즘에는 주말에만 모임이 3개가 넘고 심지어 평일에도 모임이 많아서 다음날 아침 일어나는 게 걱정될 지경”이라고 말한다.
적당한 술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거나 소화촉진을 해 주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양이 늘어나게 되면 적절한 ‘약’이 아니라 ‘독’으로 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는 음주라 하더라도 건강 수칙을 지켜 현명한 음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 폭탄주는 피하고 술은 약한 술부터 독한 술 순서가 좋아
빈속에 식사를 하면 간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여서 알코올 분해가 늦어지고 배고픈 마음에 술을 급하게 마시게 되므로 음주 전에는 반드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폭탄주는 되도록 피해야 하고 술은 약한 술부터 독한 술의 순서로 먹는 것이 좋다”며 “술은 안주와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한데 치즈, 두부, 고기, 생선 등의 고단백질 음식이 간세포의 재생을 높이고, 알코올 대사 효소의 활성화를 높이며, 비타민 보충을 해주므로 안주로 좋다”고 밝힌다.
하지만 짠 안주는 오히려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며 매운 안주는 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노용균 교수는 “술 종류에 따라 알코올 흡수속도는 다르다”며 “위스키 등 증류주가 맥주 등 발효주에 비해 흡수속도가 빠르고 똑같은 농도를 마시더라도 도수가 약한 술이 독한 술 보다 덜 해롭고 탄산음료 및 이온음료와 섞어 마시거나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셔도 흡수속도가 증가한다”고 전했다.
술을 마시면서는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대화를 나누면 술을 천천히 마시게 되고 말을 많이 할 수로고 몸 밖으로 알코올이 배출되기 때문에 술이 덜 취하게 되는 것.
그렇다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노래를 심하게 하면 평소보다 목소리가 커져 성대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심할 경우 충혈이 되는 급성후두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해장술은 일시적인 마취 작용 뿐, 결국 더욱 해로워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마시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느낌이 든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새로 들어간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의 처리 과정을 일시적으로 막아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일어나는 불쾌감을 못 느끼게 하는 것이다.
알코올 분해 과정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두통이나 메슥거림 등의 숙취 증상을 일으킨다.
다시 말해, 해장술을 한다는 것은 알코올로 괴로운 증상을 다시 마취시키는 것과 같은 의미.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해장술은 지나친 음주로 인해서 자극을 많이 받은 위장에도 좋을 수가 없다”며 “한번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2~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손상된 간세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음주 후 도움이 되는 음식에 대해 최 교수는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산'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를 돕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어 같은 경우에도 간에 도움에 되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니까 알코올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간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술 마신 뒤에는 수분과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술은 체내 포도당 제조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므로 과일 등으로 포도당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고 꿀에 들어있는 과당이 알코올을 빨리 분해시켜 숙취 예방에 좋다.
녹차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녹차 잎에 있는 폴리페놀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어 숙취 해소 효과가 큰 만큼 진하게 끓여서 여러 잔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음주 후 몸을 풀기 위해 사우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나친 음주 후 사우나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음주 후에는 탈수 현상이 생기게 될 수 있고 사우나나 너무 뜨거운 물의 목욕은 땀이 많아지면서 탈수 상태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술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적당히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용균 교수는 “사람마다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차례 마실 수 있는 적당량은 알코올 50g 정도로 소주는 반병(3-4잔, 한잔은 50cc, 한잔의 알코올양은 0.25×50 = 12.5g,), 양주는 스트레이트로 3잔, 맥주 2병 정도”라고 설명했다.
조고은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