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자료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보호에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안전보건정보

집이 코를 공격한다

관리자 2007-03-30 09:24:48 조회수 4,641
새 집이 호흡기 점막과 후각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이나 건물을 새로 지을 때 사용되는 건축자재와 접착제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신체 이상 증상을 나타내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킨다. 이러한 새집증후군은 두통, 어지러움, 손발저림, 호흡곤란, 피부질환뿐 아니라 콧속 점막을 자극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후각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림대의료원 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찬흠교수가 환자의 콧속을 내시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찬흠 교수팀이 신축 아파트로 이사한 4가구 14명을 대상으로 이사 전후의 실내 공기 오염도 측정 및 비강(콧속)기능검사를 실시해 분석한 결과(이사 1주일 후 기준), 이사 전과 비교해서 실내 공기 속의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5배, 포름알데히드는 1.9배나 높았으며, 이에 따라 연구 대상자들의 콧속 점막의 부종 및 발적은 더욱 심해졌고, 분비물은 증가하였다. 콧물 내의 염증 시 증가하는 백혈구 일종인 호산구도 증가했으며, 비강 내의 호흡 면적을 나타내는 콧속 내의 최소 단면적과 체면적도 감소되었다. 냄새를 맡거나 구분할 수 있는 후각기능 감소와 콧속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항원의 수와 면역항체인 면역글로불린 E(IgE)는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전향적인 연구 방법을 통해 실내의 여러 가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콧속 내 점막을 자극하여 재채기, 코막힘, 콧물 등 비(鼻)과민성의 증가 및 후각기능의 변화를 가져와 알레르기성 비염과 후각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춘천시에 거주하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 예정인 4가구를 선정하여 이사 전과 이사 1주 후, 한달 후에 1차례씩 총 3회에 걸쳐 각 가정을 방문하여 실내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하고, 대상자들은 같은 시기에 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총 3회에 걸쳐 임상검사를 실시하였다.

실내 공기 오염도 측정에서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의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사 1주 후에는 모두 기존 아파트에 비해 각각 5배, 1.9배의 높은 농도로 관찰되었으며, 한달 후에는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는 절반 정도로 감소하였으나, 포름알데히드는 계속 높은 농도로 지속되었다. 특히 이중 인체에 발암성이 있다고 알려진 톨루엔, 메틸에틸케톤, 에틸벤젠, 자일렌, 스타일렌 등의 5개 개별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이사 직후에 평균 13.4배, 한달 후에도 6.3배로 지속되었다.

비강 디지털카메라 및 내시경검사에서는 이사 후 대체적으로 콧속 내 점막의 부종 및 발적이 심화되고 분비물이 증가되었다.

비즙(콧물)도말검사에서는 이사 후 콧물 내의 호산구 수가 증가하고, 정상적인 상피 세포의 변성이 관찰되어 실내 오염물질에 의한 자극으로 비(鼻)과민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막힘의 정도 및 유발 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음향비강통기검사에서도 이사 전과 비교하여 이사 후에 콧속 내의 최소 단면적과 체면적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검사에서도 냄새를 맡거나 구별할 수 있는 후각기능이 점차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검사에서는 이사 후에 콧속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항원의 수가 증가하고, 알레르기 면역항체인 면역글로불린 E 수치도 증가하였다. 이는 실내의 유해물질이 하나의 항원으로 작용하여 인체 내 면역력에 영향을 주어 콧속 점막의 과민성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박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비강검사를 통해서 실내의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인체 내 호흡기 점막에도 영향을 주어 여러 가지 임상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적으로 증명한 것”이라며 “이는 신축건물 자재에 포함된 여러 가지 휘발성 유기화합물들의 양이 구(久) 건축물에 비해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어 인체 내에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증거”로 “향후 새집증후군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인 자각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법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말했다.

그리고 박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나 소아, 노인의 경우에는 이러한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알레르기 질환, 부비동염(축농증), 후각 장애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실내 습도와 온도를 적당히 조절하고 환기를 자주 시켜 실내 유해물질을 최소화시키고, 질환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