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빼고 3곳 모두 '동생말 석면' 확인
관리자
2007-09-19 15: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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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청 빼고 3곳 모두 '동생말 석면' 확인 ...'시료 바꿔치기' 짙어지는 의혹
남구청, 전면 부인… 환경단체, 은폐·축소 진상조사 촉구
속보=국가기관인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동생말 지구에서 발견된 물질에 대해 '석면'이라는 최종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로써 이기대 석면과 관련한 4개의 분석 결과 중 남구청이 의뢰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분석 결과가 모두 백석면인 것으로 나와 남구청의 시료 바꿔치기 의혹(본보 18일자 8면 보도)에 대한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9일 이기대 동생말 입구 도로공사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분석 의뢰한 결과 백석면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 남구청에 분석 결과와 함께 석면 관련법에 따라 적법한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한국광물학회 회장 황진연 교수(부산대 광물학연구실)가 XRD(X선 회절분석법) 방식으로, 지난 18일에는 조성래 국회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해 NIOSH(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 방식으로 동생말 발견 물질이 백석면(온석면)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남구청은 지난 14일 자체 분석 결과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분석 의뢰 3개 물질 중 1개 물질만이 1% 미만의 갈석면을 함유하고 있다는 전혀 다른 분석 결과를 내놓아 '시료 바꿔치기' 의혹을 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이번 석면 분석 결과 통보로 시민건강을 위해 이기대 동생말 지구의 출입을 통제하고 시료 바꿔치기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히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힘을 얻게 된 반면, 남구청은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처음엔 문제 없다며 은폐하려 했다가 나중에는 눈속임으로 사안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부산녹색연합 강지윤 국장은 "남구청이 지난달 28일 처음 석면포를 발견하고도 문제 없다며 조사조차 거부했던 점과 공사장 인부에게 유해폐기물이 발견될 때마다 "덮어라, 숨겨라"며 은폐하려 했던 점, 당초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와 분석기관에서 내놓은 시료가 달라 '시료 바꿔치기' 의혹이 짙은 점 등에 대해 지난 17일 국가청렴위원회에 남구청장과 관련 공무원을 신고해 놓은 상태"라면서 "부산시도 하루빨리 남구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는 이에 대해 "소관부서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어서 일단은 지켜보고 있지만 곧 진상 조사를 위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남구청은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는 석면의 함유 비율을 조사하는 정량 분석을 하지 않아 관련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량 분석을 의뢰해 석면 함유량이 1% 이상인 것으로 나오면 지정폐기물 처리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현정기자 yourfoot@busanilbo.com
석면이란 ?
강력한 발암 물질로 폐암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늑막에 생기는 악성중피종의 대표적 원인이 되는 물질이다. 미세량이라도 한 번 호흡을 통해 폐 속에 들어가 쌓이면 배출이 되지 않고 20~30년 지난 뒤 암을 발병시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물질이다. 이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7월부터 석면이 함유된 시멘트 사용을 금지했고 오는 2009년부터는 석면제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