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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 폐질환, 이상 느끼면 이미 늦는다

관리자 2007-11-06 16:43:59 조회수 4,181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고 숨쉬는 것이 힘들어지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의심해봐야 한다. 최근 들어 기도가 좁아지는 병인 COPD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폐의 날(11월16일)’을 맞아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 9개 대학병원의 COPD 입원환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년 만에 49%가 증가했다. 특히 이 중 60세 이상의 COPD환자가 전체 환자의 86%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 시대를 맞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돌이킬 수 없는 질환 =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담배나 대기 오염, 그 외의 물질들에 의해 기도(숨을 쉴 때 공기가 지나는 길)가 점차 좁아져 호흡기능이 천천히 저하되는 병이다. COPD는 폐 기능이 5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는 기침 등의 흔한 증상으로 인해 인지하지 못하다가 이상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에 빠진 이후다. 폐 기능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COPD는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이 장기간 나타나며, 피부점막, 입술과 손끝이 검은색으로 바뀌는 청색증이 발견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15㎝ 앞 촛불도 끄기 힘들 정도로 호흡량이 부족해져 운동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도 불가능해진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탈진, 혼수상태를 반복하다 결국 사망에 이른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암·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다음으로 흔한, 사망률 4위의 질환이다.

◆흡연, 대기 오염이 주원인 = COPD 환자의 80∼90%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다. COPD는 일반적으로 하루 1갑이상 20년 동안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며, 흡연 시작 후 20년이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이 많이 함유된 대기 오염이 흡연만큼 COPD의 위험요소가 된다.

나무나 석탄 스토브, 히터 등의 사용으로 인한 실내공기오염도 폐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직업상 공기에 오염물질이 많은 곳에 종사하는 탄광 갱부, 건설 및 금속노동자의 발병률이 높다. 또 폐에 많은 압력을 가하게 되는 성악가, 관악기 연주자, 유리공 등에서 많이 발병한다.

◆정기 검진을 통한 예방이 최선 =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때문에 COPD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일반인들도 주기적인 폐 기능 검진을 받는 게 좋으며, 특히 매일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거나 과거 담배를 피웠던 사람들은 반드시 폐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 기능 검사는 폐활량계의 장비로 최대한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양을 측정하며 동시에 얼마나 빨리 많은 양의 공기를 마시고 내쉴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COPD 환자에게 금연은 필수이며 가벼운 걷기운동으로 호흡에 필요한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좋다. 과일, 현미, 호두 등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도 폐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안철민 영동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김영균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