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자료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보호에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안전보건정보

기름만지는 직종, 건강 줄줄 샌다?

관리자 2007-12-17 17:59:46 조회수 4,073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죽음의 바다'로 변한 만리포 해수욕장 등에서 방제작업을 벌이던 군인·경찰·자원봉사자 등이 대기 중에 떠도는 휘발성 오염물질을 마시고 심한 두통과 호흡곤란 증세 등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기름 등으로 인해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다소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이는 비단 방제인력들 뿐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기름과 함께 생활해야만 하는 직업, 즉 주유소나 자동차정비업체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주유원, 휘발성유기화합물 무방비 노출

2004년 통계청의 사업체 기초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차량용 연료 소매업은 1만2500여 개, 종사자 수는 6만3000명이며, 이 가운데 주유소는 1만1500여 개에 종사자 5만5000여 명으로 이를 모두 주유소의 범주에 포함하면 약 12만 명의 근로자가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주유소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은 휘발유를 넣을 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노출될 수 있어 건강상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VOC는 대기 중에서 증발하는 특성을 가진 탄화수소류로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 호흡기, 심장순환계 장애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이다.

공기로 섞여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해마다 늘어 2005년 기준 75만톤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주유소에서 발생하는 VOC는 전체 배출량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유소에서는 배출량이 적고 외부 공간이라는 이유로 심각성이 부각되지 않아 주유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VOC를 마시고 있다.

특히 주유원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많고 최근에는 노인들도 주유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다 보통 많은 시간 일을 하다 보니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유원들이 건강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특히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는 "VOC는 혈액암과 간, 신경 등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의한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주유 시 흘러넘치거나 흘리는 연료에 노출돼 피부에 손상을 받거나 호흡기에 자극을 받을 수 있어 건강장애도 염려된다고 우려한다.

◇자동차 정비원, 디젤엔진연소물에 유해인자

자동차 정비원들의 건강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2004년 통계청의 사업체기초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자동차 수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12만2000명이며, 이중 약 4만5000명이 자동차 종합수리업에 6만7000명 자동차 전문 수리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9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총 975명의 자동차 정비 종사자 산재를 당했고 남자가 972명으로 거의 대부분이 남자 근로자였다.

이들은 보통 손상과 중독, 근골격계질환, 안질환 등의 건강상 문제가 나타났고 그 가운데 기타유해물질로 인한 문제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원종욱 교수는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미세분진들과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해인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디젤차량 정비 시 발생하는 디젤엔진 연소물에는 많은 유해인자가 포함돼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젤엔진에서 발생하는 연소물은 많은 미세입자의 혼합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구분할 수 있고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및 일산화탄소와 같은 가스가 발생된다.

특히 유기화합물로는 알데히드나 아크롤레인, 벤젠, 케톤, 페놀 등 유기용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디젤연소물에 노출된 정비업자는 호흡곤란이나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이상 증상, 폐기능 감소가 나타난다.

디젤연소물은 또한 기도에 염증반응을 유발해 천식과 관련된 면역물질의 분비를 촉진, 다른 알레르기물질과 공존해, 천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원종옥 교수는 "여러 직업성 암연구를 통해서 장기간 디젤연소물질에 노출되면 폐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외에도 방광암, 신장암, 위암, 백혈병, 호지킨스병 등의 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주유소나 자동차업체 종사자들이 건강에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건강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단 법으로는 유해물질을 접하는 직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먼저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고 취업 후에도 매년마다 특별건강검진을 하고 있다"며 "주유소 같은 경우는 대개 아르바이트생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를 단속하기 위해 매년 한 번씩 특별지도감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적은 인원들이 단속을 펼치고 있다 보니 많은 주유소 들을 모두 단속할 수는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각종 유해인자들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소배기나 환기장치를 잘 설치해야 하고, 특히 유기용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작업 등을 수행할 때는 마스크 특히 유기용제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름이나 다른 유해물질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장갑을 꼭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정은기자 alice@mdtoday.co.kr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