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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멀미증상, 알고보니 저주파 소음?

관리자 2008-06-03 16:12:26 조회수 4,361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지하철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아침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 안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밀치면서 움직일 틈조차 없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는 것.

이렇게 사람들로 가득 메워진 지하철에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감으로 멀미증상을 느끼는 일이 종종 있다.

실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들이 피로를 느끼거나 심각할 경우 멀미 비슷하게 울렁이는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사람들은 단지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 산소결핍으로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소음의 하나인 저주파 소음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저주파 소음이 우리 귀에 잘 들리지는 않지만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므로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저주파 소음, 귀는 모르나 몸은 느낀다?


저주파 소음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잘 알려졌으나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한 용어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실제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성수 박사가 KTX와 지하철 고속버스와 시내버스에서 2년 동안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간씩은 차이가 있지만 매우 심한 저주파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정성수 박사는 “저주파 소음은 200Hz 이하로 귀에 잘 들리지 않으며 초저주파의 경우는 아예 들리지 않는다”며 “귀에는 들리지 않으나 몸은 인지를 하는 소음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수단의 실태조사 결과 상당한 저주파 소음이 발견됐으며 최근에는 전자제품이 소형화에서 대형화로 바뀌면서 모터로 인해 특정주파수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정 박사는 설명했다.

이에 저주파 소음 증상에 대한 국내 연구결과는 아직 없지만 일본의 보고서를 추론해 본 결과 저주파 소음으로 인해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압박감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정 박사는 “이 특정주파수와 진동이 함께 장시간 노출되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호르몬 계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림대성심병원 근골격계특수치료센터 오상용 교수는 “우리 귀는 900~10000Hz까지 인식하는데 저주파 소음은 우리 귀가 인식하지 못하는 주파수지만 몸은 느낄수 있는 것이 문제”라며 “방음을 하더라도 방음이 잘 되지 않고 주파수가 낮아 작은 틈새에도 전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진동은 미세한 3~5Hz임에도 불구하고 몸에 전해질 경우에는 요통,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디스크 질환을 앓는 환자이거나 대중교통을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을지대학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는 “고주파 소음이든 저주파 소음이든 80dB 이상 넘어가면 소화장애나 혈압이 올라가는 심혈관 장애 등의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며 “90dB 이상에서는 8시간, 95dB 이상에서는 4시간, 100dB 이상에서는 2시간 이상 노출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선진국에 뒤쳐진 저주파 소음 대책?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저주파 소음이 법적으로 규제돼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저주파 소음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차원의 대책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성수 박사는 “선진국의 경우 30~40년 전부터 주파수 분석을 시작하고 주파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런 분석을 시작한지 불과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저주파 소음에 대한 증상에 대한 연구결과 또한 없다”며 “이는 소음에 대한 사람의 반응을 분석할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장기간해야 하는 것이 무리며 국내의 경우 장기간 조사·연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저주파 소음이란 용어자체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하며 심지어 저주파 소음 측정기계 또한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형빌딩과 지하공간이 늘어나는 만큼 에어컨이나 지하철 등의 기계설비에 의한 저주파 소음 또한 늘어나므로 이에 대응하는 기술을 확보해야 하며 이러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활발히 하는 것이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