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등 병원 근로자 72% 근육통·관절염 고생
관리자
2008-07-05 16: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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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등 병원 근로자들이 근육통과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 업무 속성 때문에 간호사들의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며 작업 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29일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해 경인지역 모 대학병원 직원 10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72%에 해당하는 785명이 근육과 관절 등이 쑤시거나 뻐근한 근골격계 질환 증상이 있었다.
신체 부위별로는 어깨(48.7%) 허리(34.6%) 다리·발(32.7%) 목(27.9%) 손·손목·손가락(26.7%) 팔꿈치(12%) 순으로 통증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이 2003년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사업장별 실태조사에서도 병원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증상 호소율은 76.9%로 건설사업장(47.5%) 화학사업장(52.8%)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
실제로 서울시내 A대학병원에서 17년째 간호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모(50·여)씨는 벌써 3년째 허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매일 12㎏짜리 투석액 2통과 혈액투석기를 운반하고 투석액을 엎드리다시피한 자세로 환자 몸에 달린 호스에 연결하는 등 허리에 상당한 무리가 따르는 업무에 시달린 탓이다. 이씨는 "최근 진단 결과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며 "간호보조원 업무를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병원 근로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을 많이 앓고 있는 이유는 업무 특성상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병원 근로자를 상대로 스트레칭이나 자세교정 교육 등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증상이 있는 사람은 병원이 직접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업병연구센터 건강연구팀 박정근 박사는 "선진국 병원들은 근로자 보호 차원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절과 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우리도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