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메마르고 갈라지고” 건조증 치료와 예방
관리자
2007-04-12 22:48:53
조회수 4,709
‘봄’은 낭만의 계절일까. 남녀노소 누구나 꽃피는 봄날엔 봄을 타게 마련. 하지만 봄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촉촉하지 않다. 한겨울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건조한 날씨에 우리의 몸은 곳곳에서 목마름을 호소한다. 인체 각 부위별로 나타나는 건조증 증세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입에 침이 마른다’ 구강건조증 - 담배·탄수화물 피하고 당분섭취 제한
구강건조증은 타액 분비량이 정상 이하인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 불편감을 말한다. 대략 50세 이상에서 10%, 65세 이상에서 30%가 이에 해당하고 구강건조증상은 일시적 또는 영구적일 수 있다.
구강건조증의 일시적 원인으로는 빈혈, 탈수, 약물, 주 타액선의 감염, 신장 및 호르몬 장애, 침샘에 생기는 돌(타석) 등이 있다. 영구적 원인으로는 타액선 실질의 대체나 파괴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지속되는 구강건조증은 미각기능을 감소시키고, 음식물의 십는 기능과 삼키는 기능에 장애를 유발하며, 또한 타액 내에서 항균 작용을 나타내는 여러 물질과 면역 단백질을 결핍시킨다. 그 결과 구강점막은 염증, 건조, 발적 등이 나타나고 윤기가 난다. 혀의 돌기는 없어지고, 입술이 갈라지는 증상이 보인다. 또한 구강건조증은 침 속의 석회화 작용을 감소시키고 충치가 다발적으로 증가한다.
구강건조증은 환자의 영양상태, 구강건강상태, 심리상태를 악화시켜 환자의 삶의 질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환자의 적절한 관리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는 필수적이다. 치료목표는 대체적으로 대중적이며 예방적이다. 예방은 우선 감소된 타액 분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구강 내 병원균을 감소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당분 섭취는 제한되어야 하며, 매일 치태의 조절과 불소의 적용은 치아의 우식증에 대해 저항력을 증가시킨다. 환자는 자극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건조하고 자극적이며 산성인 음식과 담배, 탄수화물을 피해야 한다.
경희대치대병원 구강내과 홍정표 교수는 “구강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물이나 우유로 입안을 자주 적시는 것이 일시적인 도움이 된다. 또 인공타액을 사용하는 것이 구강건조증상을 완화하는 데 필요하다. 그리고 전신질환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 내과의와의 협진이 더욱 더 요구된다. 예를 들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치과치료 도중 투여용량의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목’ 인후건조증 - 물 많이 마시고 실내공기 청결하게
인후건조증은 말 그대로 인두와 후두의 점막이 축축한 상태가 아니라 말라서 발생하는 증상들을 총칭한다. 우리 몸 안에 점막으로 되어 있는 곳은 모두 점액층이 존재하게 된다. 점액층은 주로 수분으로 되어 있고 염분, 당단백질, 뮤신 등이 포함되어 있고 비반세포, 다형핵백혈구, 호산구, IgA, 라이소자임, 항바이러스 물질 등이 발견되며, PH는 7.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호흡을 하는 통로인 코, 인두, 후두, 기관지에는 하루 24시간, 평생을 인간이 숨을 쉬는 동안에 먼지와 세균이 달라붙게 되는데 이때 점액층은 이런 병원균이 몸 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점액층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여러가지 증상 및 질환이 생기게 된다.
인후건조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목안이 싸하고 침 삼키기가 불편하거나 목에 가래가 있는 이물감으로 인해 반복적인 헛기침을 하기도 한다. 대개 탁한 공기 속에서 장시간 일을 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흔하며 알레르기 비염이나 비중격만곡증, 그리고 만성비후성비염, 코골이 등이 있는 경우 코막힘으로 인해 구강호흡을 하는 경우 즉, 코에서의 습도조절작용이나 먼지나 세균을 걸러주는 작용을 할 수 없어 발생하기도 한다.
경희대 의대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인후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후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하고 물을 많이 마시거나 실내습도를 높여 유지하여 건조한 실내가 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먼지나 꽃가루, 담배연기 등은 인후점막에도 안좋을 뿐 아니라 비염증상을 유발하여 인후건조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인후건조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시는 전문의의 진찰을 꼭 받아봐야 한다.
▲‘눈이 메말랐다’ 안구건조증- 실내 습도유지·인공눈물로 증상완화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는 원인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즉 눈물샘에서 만들어내는 눈물이 부족한 경우와 눈물막이 잘 형성되지 않고 빨리 증발되어 버리는 경우이다. 자고 있을 때는 눈물이 적게 만들어지므로 아침에 일어나면 심한 건조감을 느끼게 되고 TV를 오랫동안 보거나 컴퓨터작업을 장시간 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적어지게 되므로 눈물이 쉽게 증발되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습도가 낮아 건조한 공간(좁은 사무실, 영화관, 비행기 안)에서도 증상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 눈물의 생성을 저하시키는 약이 있는데 몇 가지 고혈압 치료약이나 우울증 치료약, 항히스타민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안구건조증의 치료는 증상 호전에 있다. 따라서 눈물성분과 비슷하게 만든 인공눈물을 넣어 눈동자에 윤활작용을 도와주는 데 목표를 둔다. 안구건조증은 만성으로 완전한 치료는 어렵고 치료약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약이나 질환으로 인해서 눈에 심한 손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신질환이 동반돼서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은 병의 진행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며 시력에 영향을 끼치는 수도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눈꺼풀에 대한 수술이나 눈물점에 대한 시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인공눈물도 각각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눈의 상태에 따라서 알맞은 것을 처방받아야 한다.
일하는 장소에 가습기로서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고 눈꺼풀을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아침마다 눈꺼풀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겠고, 안구건조증이 심해서 인공눈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콜라겐으로 눈물점을 약 4~5일간 막아보고 증상이 좋아지면 영구적으로 눈물점을 막는 실리콘 눈물점마개를 사용한다. 보통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 도수가 높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안구건조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반면에 안구건조증으로 눈의 표면이 손상된 경우에는 치료용으로 얇은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경희대 의대 안과 진경현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똑같은 증상이라도 환자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므로 환자 자신이 안구건조증이 눈에 심각한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과 환경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고 안과 의사와 상의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