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증후군
관리자
2008-11-05 14: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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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미경 씨(29)는 회사만 가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근무를 하고 점심시간쯤 되면 피로감이 몰려와 졸리거나 어지러울 때도 있다.
어려운 경기에 가뜩이나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사들 눈치 보는 일부터 잦은 야근까지 스트레스가 많아진 탓이겠지, 박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박씨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그렇지만 병원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했다. 두통과 피로감,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이 모든 증상이 오직 스트레스 때문인 것일까. 박씨는 해결 방법을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건조하고 부쩍 쌀쌀해진 요즘 사무실 공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법 매서워진 차가운 바람을 피해 창문을 닫는 일이 많아진 탓이다. 실내 공기를 악화시키는 주범들이 그대로 회사 안에 갇혀 사무실 공기를 오염시킨다.
오염된 실내 공기는 직장인들 건강을 위협한다. 이른바 '빌딩증후군'이다. 빌딩증후군은 실내에서 흔히 발견되는 공기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눈이나 코, 목 등 점막 자극 증상이나 두통, 무기력감, 졸림, 코막힘, 피곤, 구토 등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표한 빌딩증후군 사례를 보면 '등, 어깨, 목이 아프거나 뻣뻣하다'는 증상이 가장 많았고 이어 '피곤하거나 졸리며 피로를 느낀다' '눈이 뻐근하거나 충혈된다' '눈이 마르거나 가렵고 따갑다' '머리가 아프다' 등 순이었다.
그렇다면 사무실 내 무엇이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일까. 바로 직장인들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프린터와 복사기, 사무실 바닥 카펫 등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 발표에 따르면 프린터에서는 다량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방출된다. 특히 인쇄를 하면 방출량이 최소 2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증가한다. 잉크젯 프린터보다는 레이저 프린터에서, 흑백 프린터보다는 컬러 프린터에서 오염물질 방출량이 높았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주로 호흡과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급성중독일 때는 호흡곤란이나 무기력, 두통, 구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복사기에서는 오존이 방출된다. 오존은 성층권에 존재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구실을 할 때는 이롭지만 직접 몸에 쐬게 되면 눈이나 목 따가움, 두통, 기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사무실 바닥 카펫에는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가는 먼지지만 숨을 쉴 때 폐로 들어와 우리 몸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외에도 새집증후군 주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는 포름알데히드, 복잡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 호흡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3번 30분씩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기청정기를 틀어놓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다. 공기청정기는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필터에 각종 세균과 진균 물질이 쌓여 깨끗한 공기 대신 오염된 공기가 순환할 수 있다.
또 자연 정화를 위해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벤자민이나 고무나무 등과 같은 식물을 사무실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프린터나 복사기에서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으며 근무 중 휴식시간에는 실외공기가 직접 통하는 곳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