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폐광주변 12명 카드뮴 집단
관리자
2009-03-02 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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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 폐금속광산 인근의 한 마을 주민 9명이 고농도의 카드뮴에 노출돼 있는 사실이 환경부 조사에서 확인됐다. 카드뮴은 인체에 축적되면 대표적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키는 중금속이다.
환경부는 최근 ‘폐금속광산 주변 주민건강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충북의 시(C) 폐광산 주변의 반지름 2㎞ 안에 사는 주민 209명을 대상으로 한 건강조사에서 주민 12명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5.0㎍/L)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으나, 농산물 판매 차질 우려 등을 내세워 구체적 정보는 공개를 거부했다.
1일 보건소 등에 대한 확인 결과, 이 폐광산은 일제 때부터 납·아연 등을 채광했던 옥천군 청성면 ㄱ리 ㄱ광산이며, 혈중 카드뮴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12명 가운데 9명이 한 마을 주민으로 파악됐다. 이 마을에서는 주민 60명이 검사를 받아, 핏속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된 주민 비율은 15%에 이른다. 또 12명 가운데 33%인 4명은 신장 세뇨관 등의 손상에 민감한 예측지표인 베타2-마이크로글로불린(MG)과 엔 아세틸 베타 디 글루코사미니다제(NAG) 수치도 정상치를 넘었다.
이런 ‘고농도 카드뮴 검출자’와 ‘세뇨관 손상지표 이상자’의 비율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이타이이타이병 집단 발병 논란을 빚었던 경남 고성군 병산마을 사례보다 높은 것이다. 당시 병산마을 주민 102명을 대상으로 한 민관 공동조사에서 혈중 카드뮴 농도가 기준치를 넘은 주민은 12.9%였다. 또 베타2-마이크로글로불린 수치 이상자 비율은 16.7%였고, 엔 아세틸 베타 디 글루코사미니다제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번 조사를 한 김용대 충북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손상지표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이 폐광의 영향인지 단정할 순 없으나, 카드뮴 수치가 높게 나온 것으로 미뤄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주민들의 건강이 당장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들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뮴이 검출된 당사자들에게조차 검출 결과 통보를 미뤄, 대부분 60~70대인 이들이 스스로 조심해 추가 노출을 피할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