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부터 국민권익위원회 주최로 진행되고 있는 '요양급여 심사 및 진료수가 제도개선 공청회'가 산재장애인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발제를 맡은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가 "같은 병인데도 불구하고 산재보험 환자 진료비가 건강보험에 비해 최대 15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내용으로 발표하자 참석했던 한국산재장애인복지진흥회 소속 장애인들은 "산재사고의 특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오가며 토론이 중간에 중단되기도 했으며, 일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토론석으로 나가 "일반 뇌진탕과 중증 뇌손상이 같냐"며 "국민권익위가 산재환자들을 모두 나이롱환자를 만들고 있다"고 소리쳤다.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은 보험 종류에 따라 진료비가 천차만별이었다. 뇌진탕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선 71만원인데 반해 산재보험에선 1045만원인 것이다. 평균 입원일수도 건강보험은 8일에 그쳤지만 산재보험은 112일이었다.

이는 보험 종류에 따라 진료수가체계가 다르기 때문. 진료비 심사업무가 여러 곳에 흩어져있는 것도 원인이 됐다. 예를 들어 병원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진료수가 가산율과 오래 입원할 경우 입원비를 깎아주는 입원료 체감률이 보험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사고의 원인에 관계없이 동일진료에 동일한 수가를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만큼 낭비를 막기 위해 일원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같은 발표에 참석했던 산재장애인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장애인은 "이런 논의를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해도 되는 것이냐"며 "학교와 현장은 다른데 교수들이 멋 모르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은 이같은 발표에 "산재환자는 대부분 어려개 상병이 복합돼있는 중증환자"라며 "직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해야하는 만큼 건강보험 환자와는 본질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특히 공단은 "비교대상으로 제기된 뇌진탕의 경우 통계가 건강보험은 단순뇌진탕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산재보험은 두개내손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같은 질병이 아니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