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살인자’ 석면
관리자
2009-04-02 10: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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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의 ‘사업장 건축물 및 시설의 석면함유 실태조사’ 조사 결과 2곳 중 1곳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학교나 지하철 역사 등 다중이용시설의 석면 문제는 꾸준히 공론화됐으나 사업장 건축물이나 시설의 석면 실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사업장의 경우 일상적인 정비나 부분 보수공사로 인해 수시로 석면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최상준 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교수는 “사업장에서 검출되는 석면은 주로 천장재나 단열재에 함유돼 있다”며 “사업장의 경우 상시적으로 정비작업이 이뤄지거나 부분 보수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무방비로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아파트형공장 등 영세사업장들이 임대해 사용하는 건축물의 경우 사업체가 바뀔 때마다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지만, 건물 소유주가 알리지 않는 이상 대다수 사업자들이 석면함유 여부조차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2003년 석면시멘트 생산을 금지한 이후 올해 석면제품의 생산과 수입을 완전 중단하는 등 지속적으로 석면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브레이크라이닝 생산공정 등 석면을 취급하는 노동자 관리방안에만 초점을 맞췄다. 2006년 5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석면관리종합대책에서 사업장 건축물 및 시설의 석면함유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노동부는 최근 들어서야 고작 153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샘플조사를 마무리했을 뿐이다.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장 석면지도 작성을 비롯한 관리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행정적 권고사항으로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장 석면대책 수립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강제성이 없고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사가 공동으로 석면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2006년 서울지하철 노사가 석면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이달 초 철도 노사가 석면공동TF를 구성하고 석면지도 작성 등 사업에 착수했다. 금속노조도 조선사업장을 중심으로 석면 사용실태 조사와 노사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