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체력으로 불황 넘는다
관리자
2009-05-13 11: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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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불황 피로감’에 시달리는 임직원들의 건강을 부쩍 챙기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강도 경영을 펼치다보면 사원들의 스트레스가 늘면서 자칫 회사의 경쟁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다양한 ‘웰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나섰다.
각 업체들은 심리상담이나 한방 검진 등을 실시하는 등 복지 혜택의 품격을 높이고 있으며, 사원들 사이에서도 캠페인이나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모습도 확산되고 있다.
▶의료 혜택 고급화=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질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기술연구소에 심리상담소인 ‘휴토피아’를 운영하면서 방문 및 전화, e-메일 등을 통해 직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전문 심리상담사가 상주하고 있는 휴토피아에는 1주일에 평균 10건 이상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직무 스트레스와 결혼만족도지수, 우울증지수 등을 검사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직원들의 건강검진 항목에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한방 검진을 도입했다. 검진 항목은 사상체질 검사와 스트레스 검사, 맥파검사, 체성분 검사 등 4개 항목이며 첨단 진단장비 20여종이 동원된다.
GS칼텍스는 의사가 직원들 개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검진을 할 수 있도록 검진 항목을 설계해주고 검진 결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인 상담을 해 주는 ‘맞춤형 의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GS칼텍스는 국내 최초로 서울성모병원과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사원들의 식생활 습관을 바꿔주는 영양 프로그램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병원 및 피트니스센터 운영=자체 의료진을 둔 병원을 사업장에 세우거나 고급 시설을 갖춘 헬스장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많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3000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는 사내 피트니스센터 3곳을 운영하고 있고, 금호아시아나에서도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춘 피트니스센터를 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피트니스센터는 100여평에 달하는 면적에 러닝머신 13대, 사이클 3대, 의료용 체력측정기구 3대 등 고급 운동기구들을 구비하고 탈의실 및 샤워장, 파우더룸 등을 갖췄다.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울산 사업장에 ‘사내 병원’에 해당하는 건강증진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철을 다루는 근로자들의 특성상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예방 차원에서 만들어진 시설이다. 부속 의원과 물리치료실, 재활치료실 등의 시설과 의료장비 200여대를 갖춘 건강증진센터에는 의사 3명을 포함해 의료진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상주 의사 1명 및 간호사 2명, 임상병리사 1명, 방사선기사 1명으로 구성된 전문 인력과 최신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는 공장 내 부속 의원에서 임직원이 필요에 따라 수시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웰빙문화 확산=건강을 사내 문화로 정착시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는 지난 2월 금연펀드를 조성해 금연 캠페인에 참여하는 임직원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있고 금연에 성공한 임직원에게는 일정 금액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도 지역 보건소와 연계해 6회차 과정으로 개인별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금연 성공 여부를 테스트한 뒤 성공자에게는 선물도 지급한다. 웅진코웨이 역시 회사 내에 ‘금연 클리닉’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사원들도 웰빙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화L&C에서는 매주 월요일을 ‘금주의 날’로 지정해 회식을 자제하고 ‘2-2-2 운동(두 가지 종류의 술을 섞지 않기, 2잔 이상 권하지 않기, 2차 안 가기)’도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