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삼성전자 백혈병 산재 보상신청 불승인
관리자
2009-05-18 17: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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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노동계 반발… 파장 확산
백혈병으로 숨진 삼성전자 근로자들이 낸 산업재해 보상 신청이 불승인되자, 유족들과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충남지역과 경기도 시민사회·노동계로 구성된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은 지난 15일 산재 불승인 판정 이후 즉각 논평을 내고 “1-2년을 기다리며 역학조사까지 마쳤는데도 산재 판정을 유보하고 자문의 협의회를 열어 불승인 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직접 진찰하고 치료하지도 않은 의사가 서류 몇 장만 보고 질병의 업무관련성을 파악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산재신청을 한 노동자가 ‘전리방사선이나 포름알데히드 등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인자에 노출됐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업무와 백혈병 발병 간의 업무개연성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삼성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 등 산재신청을 낸 5명에 대해 즉시 산업재해로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들과 반올림, 노동계는 “빠른 시일내에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근로복지공단의 책임을 묻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과 반올림, 투병환자 가족, 민주노총 관계자 등 80여 명은 지난 15일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와 평택지사에서 각각 열린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승인 관련 자문의 협의회’에 앞서 승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근로복지공단은 천안과 평택에서 혈액 내과 등 전문의 5명씩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의(諮問醫) 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협의회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민웅씨 등 3명의 유족과 투병중인 박지연(23.여)씨 등 2명의 가족이 낸 산재 보상 신청을 승인할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대한의사협회 추천 의사들과 황씨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것이다.
삼성전차 반도체사업부 용인 기흥과 온양 공장에서 근무한 황씨 등 3명은 2004-2007년 백혈병으로 숨졌고, 박씨 등 2명은 투병중이다. 유가족들은 2007-2008년에 “반도체 생산 업무과정에서 질병이 발생했다”며 산재 보상신청을 냈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백혈병이 반도체 생산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산업안전공단에 의뢰해 역학조사를 벌여왔다.<고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