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스트레스로 숨졌어도 업무상 재해
관리자
2009-09-03 10: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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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서태환)는 5년간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숨진 윤모(여)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윤씨는 2001년 11월 한국전력공사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2007년 5월까지 배전공사의 설비자료를 입력하는 일을 했다. 홀수 달마다 실태 점검이 있어 섬세함이 요구됐지만 대체 인력이 없어 야근이나 휴일 근무도 잦았다. 윤씨는 또 매년 상급자의 추천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내심 기대하며 지냈지만, 번번이 떨어지자 스트레스를 받았다.
윤씨는 2007년 초 회사 내에서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고용관계가 종료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간질까지 걸려 같은 해 11월 사망했다. 윤씨 아버지는 근로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신청했지만 공단 측이 "업무와 사망 원인 간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질병의 주된 원인이 업무 수행과 직접적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씨가 입사 이래 혼자서 과다하게 업무를 수행해 온 점과 비정규직으로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도 인정된다"며 윤씨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했다